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너를 닮은 시간2

ueoz1 2024. 12. 21. 21:13

학교가 끝나고 내가 알아챈 건

 

 

.......

 

 

여기는 나의 과거라는 것.

 

 

"야야. 랜만에 담 ㄱ?"

 

서진형 천서준...

니들.. 몇시간 전만해도 나보고 울고있었는데..!!

 

 

 

하긴...

내가 내 모습을 봐도..

사람... 같다고 하지 못할 만큼 마르고 아파 보였으니까...

 

 

 

 

담배는 무슨...

내 미래가 그꼴인데.

 

 

"나 금연. 너네도 끊어. 그러다가 암 걸려 죽는다?"

"응 꺼져. 새끼가 저주를 하고있어."

 

 

 

.....

 

어떻게 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,..

 

 

 

"아니 진짜 뭐지.."

 

 

"뭐긴 뭐야. 

너가 맨날 나랑 하교하자며!"

 

 

 

아 놀래라..

 

 

죽은 사람이 자꾸 툭툭 튀어나오니까,

자꾸 놀랄 수 밖에 없네..

 

 

 

...........

 

다시는 못보는 줄 알았는데.

 

 

 

 

 

 

신은 우리 둘을 많이 응원했나봐.

 

 

 

......

 

 

이렇게... 이혜성이 적극적이다.

 

 

 

 

 

죽었던 이혜성이...

 

 

헤어지며 울던 이혜성이...

 

 

내 앞에서 움직이고, 말하고 있다.

 

 

 

 

 

 

고등학교 2학년으로 올라와서

같은 반인 이혜성에게 첫 눈에 반했다.

 

 

 

 

내 첫사랑.

 

 

 

 

 

 

처음엔 날 상종도 안하길래 포기할까 했는데.

역시나

 

내 행동은 뜻대로 되지 않았다.

 

 

 

 

 

 

근데 너가 지금

나한테 문제도 가르쳐 주고,

내가 하교 같이 하자 했다고,

내 벌청소까지 기다려주는 걸 보면....

 

 

 

아 생각해보니 어이없네.

 

 

이 어린몸뚱아리를 가지고 뭔 그런 사고를 치고 다녔길래

벌이 이렇게 많아???

 

 

,....이혜성 좋아하고

이 양아치 짓도 관뒀는데.

 

 

암튼.

이혜성이 하는 행동을 보면..

 

 

이혜성은 이미 나한테 넘어온 것 같다.

 

 

 

 

그럼 고2 2학기 중반쯤 되려나...

 

 

 

생각에 잠겼다가 정신을 차려보니

내 눈 앞에서 손을 흔들고 있는 이혜성이 보였다.

 

 

 

"야, 한태양. 뭔 생각해.?"

 

 

......

 

내 눈 앞에서 흔들리는 손에 깍지를 끼고 말했다.

 

 

"있어."

 

어차피 과거니까.

내 맘대로 해도되겠지.

 

 

넌 그 아픔을 기억하지 못하잖아.

 

 

"뭐, 뭐야..!! 어디가!"

 

"마눌 집"

 

"마.. 마늘..??!"

 

"쯧.멍청아. 마늘말고. 마눌!! 내 마누라 집 간다고!!"

 

"내가 니 마누라 집을 왜 가는데!!"

 

"조용히하고 따라 와^^"

 

 

 

 

........

 

"니 마누라 집이...

 

.....

 

내 집이었냐!!"

"응^^"

"아오.. 진짜."

 

이혜성이 내 손을 뿌리치고, 현관문으로 달려갔다.

 

 

 

그런 이혜성의 뒤통수에 대고 말했다.

 

"내일 시간 돼? 주말이잖아."

 

 

성인되고 내가 군대 갔다 와서는,

별로 만날 시간도 안 났었지...

 

 

 

지금 이혜성이면..

수락할거 같은데.

 

"....돼."

 

 

..뭐라 말한건가?

 

"뭐라고?"

 

 

이혜성이 왜인지 벌게진 얼굴로

뒤 돌아 나에게 소리쳤다.

 

"아 된다고!!!"

 

 

고함 한번 꽥지르곤 쾅 들어가버리는 이혜성...

 

 

 

그치.

학창시절 이혜성은.

데이트 신청만 해도 부끄러워했지...

 

 

"연락 봐!!!!!"

 

 

 

 

 

 

/버스

 

 

와... 진짜 과거의 나. 대단하다.

 

 

이혜성 집과 내 집은 버스로 30분이다.

그런데 난 이 거리를..

이혜성의 전화 하나로 달려서 왔다갔다 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.

 

 

후...

역시 팝스 1등. 난 멋져ㅋ

 

 

 

 

그때 핸드폰에서 짧은 진동이 울렸다.

 

작은 기대를 품고 본 화면에는..

 

 

 

 

연락하지말아주세요 : 태양아^^ 전에 그린 그림 부족한 부분이 많은 거 같아서...

 

 

 

미술 쌤이었다.

정말.... 꽤 오랜만에 보는 문자인데도,

극혐이다. 완전.

 

 

 

 

뭐...

내가 세계적인 화가로 자리잡은 것도 이 쌤덕이 많긴하지...

 

 

하지만 별로인건 팩트임.

 

 

 

 

이혜성의 문자가 아니었기에

아쉬운 감정을 뒤로 하고 폰 화면을 끄는 동시에

다시 화면이 밝게 켜졌다.

 

 

그리고 잠금화면 위로 보이는 문자 알림.

 

 

 

혜성♥ : 내일 얼제 볼건데?

 

 

조용한 버스 안, 

나 혼자 쿡쿡 웃어댔고,

화면 터치를 하지않아 저절로 꺼져 검게 변한 화면 안에는

발그레 웃고 있는 내가 보였다.

 

 

18살 한태양이 보였다.

 

 

 

후.....

이 과거에서 내가 뭘 해야하는 건지..

더 깊게 생각해야하긴하는데.

 

 

..........

 

 

 

일단!

내일 우리 마누라 보고 생각하자. 후후.